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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MKYU 북드라마

예술하는 습관

by 앤쏭 2020. 4. 6.

 

'예술하는 습관'
18세기 위대한 작가부터 현대에 주목받는 젊은 아티스트까지
131명의 여성 예술가의 하루에서 찾아낸 결정적 습관들

 

작가이자 에디터인 이 책의 저자 '메이슨 커리'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하루에 관심이 많았다. 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일까? 저자는 그 답을 그들의 평범한 하루 일과에서 찾고자 했다. 이 책 '예술하는 습관'은 특히 집안 일과 창작을 동시에 처리해야 했던 여성 예술가들의 하루 루틴과 작업 습관을 소개한다.

저자는 책을 집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훌륭한 사람들의 루틴을 엿봄으로써 동기 부여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책을 만들고 싶었다."

 

책에 소개된 131명은 모두 성공한 예술가들이다. 거의 대부분이 결혼을 하였고 자녀가 있었기 때문에 살림과 육아에 체력과 집중력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일을 방해하는 해결할 수 없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악조건(?) 속에서 그들은 자신만의 하루 루틴, 리추얼을 만들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고 몰입할 수 있었다.

*ritual: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과 같은 일

 

 

여자들은 대체 어떻게 해 냈을까?

예술이란 일상의 일부_루스 아사와<p138>
아사와는 자신의 아이들을 작품 활동의 방해물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집안일을 하다가 틈이 날 때마다 아이들을 곁에 둔 채 조각을 했다. "제 재료는 간단했어요. 자유 시간이 날 때마다 자리에 앉아서 약간씩 했죠. 조각은 농사와 같아요. 계속 꾸준히 하면 많이 할 수 있죠."

여자들이 마주하는 세상_ 앨리스 닐 <p133>
여자는 항상 남자를 돕고 자신의 성취를 추구하지 않는 따분한 삶을 살아요. 하지만 전 제가 예술가가 되고 싶었어요. 제게 좋은 아내가 있었으면 더욱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을 거예요. 물론 이건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할 법한 생각이죠. 하지만 그게 제가 마주한 세상이었어요.

 

가끔 남편과 아이들이 없는 싱글의 삶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본다. '다시 싱글로 되돌아 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까? 결혼과 육아를 다시 선택할까?' 여자들이 희생하고 포기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을 알기에,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미 선택한 나의 가정과 아이들을 방해되는 존재로 여기면 안 될 것이다. 요즘처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몸과 마음이 힘든 시간에 조차 말이다. 조각가 루스 아사와 처럼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에도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리추얼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남편의 경제적 테두리 안에 들어가 남편을 돕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진다. 어쩔 수 없는 조건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항상 사회로 나갈 준비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집에서 돈을 벌기에 더없이 좋은 세상이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을 쉽게 벗어 날 수 있다. 나의 돈을 벌어야 스스로 떳떳한 자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는 자식을 남편을 돕는 조연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어느 순간에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계속 써야 한다 _ 주나 반스 <p196>

정신이 녹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중요한 것이다. 더없이 한탄스러운 허튼소리를 쓸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매일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한두 쪽의 글이 나온다. 그러므로 계속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레이스 뜨기를 제외한 여성의 유일한 희망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고여 있는 생각을 썩지 않게 흘려버릴 수 있게 해 준다. 한 줄의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내 생각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어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 몰랐다. 

하지만 그렇게 한 줄이라도 남들이 보기에 엉터리 문장일지라도, 글을 써보니 알게 되었다. 멈추고 안주하고 싶은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나온다는 것을.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끄집어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얘기하게 만들고, 멈추어 있는 내 생각을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글을 써야 한다. 살림과 육아라는 반복되는 일상에 갇히기 쉬운 여성에게 특히 필요한 활동이 바로 글쓰기인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슈퍼 유먼들이 있다.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현실이 힘겨워 보인다. 힘겨운 현실에 무너지지 않으려 초긍정 마인드까지 장착하고 있는 그녀들. 씩씩하게 웃고 있는 가면 뒤에 흘리는 눈물을, 같은 여자인 우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책도 결국, 슈퍼우먼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을 안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여성에게도 경제권을 갖고 자신의 평생 직업을 갖는 것이 더없이 중요한 시절이 되었다. 남편의 직업도 어느 한순간조차 안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보다 나은 방식으로 일을 해왔던, 자신만의 루틴 안에서 성공한 131명 여성들의 조언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은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그녀들의 조언 중 나에게 적용할 만한 팁을 찾아내기도 하였다.

 

'예술하는 습관' 자신의 제한된 자원으로 최적의 성과를 찾아내고 싶은 여성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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