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재 가정주부라는 위치로 있기 때문일까? '리더의 용기'는 사실 그리 흥미가 당기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자의 또 다른 책 '마음가면'을 읽고 도움 받은 것들이 많았기에 '이 책에서는 다른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몇장 읽어나가다 보니 마음가면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책이 어렵다. 나에게는 마음가면보다 더 어려웠다. 마음가면은 도입부를 읽을 때 좀 힘들다가 몰입되면서 쉽게 읽혀 졌는데, 이 책은 끝까지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읽다보니 느껴졌다. 이 책에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용어들이 헷갈리고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을. 저자도 그걸 알았는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 '핵심용어 정리'가 실려있다. 무려 33page나......
여튼 어려운 책인지라 다시 읽어 보고 브레네 브라운의 강의도 들어보며 이해하려 노력했다. 결국 리더도 취약성을 지닌 나와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진실한 인간관계의 비법을 다루었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내 삶에서 중요한 가치인 '부모가 갖추어야 할 리더'의 모습에 집중하니, 읽는 재미도 생겨났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때 나를 원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래." 언젠가 남편과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했던 말이다. 정말 그러길 진심으로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나의 부모님을 많은 이유로 원망하였고,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는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모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영향으로 수치심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 어두운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말이다.
리더는 지위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나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 잠재력에 기회를 주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부모가 가정의 리더로서 아이들에게 휘두르는 지위나 권력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은 신체적 학대와 정신적 학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큼 문제되는 권력의 남용이 있다. 바로 부모가 자식의 현재와 미래를 마음대로 조정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건 부모가 아이의 잠재력을 개발해 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부터 나온다. 사실 아이의 진정한 잠재력은 아이 스스로가 찾아내고 개발하는 것인데 말이다.
위에 써 있듯이 '리더란 잠재력에 기회를 주는 사람'이지 개발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주위의 많은 엄마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우리 아이가 무얼 잘하는지 모르겠어. 특별한 재능이 보이지 않으니, 공부라도 시켜 놓아야지." 이렇게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영어 조기교육을 시키고, 수많은 학원을 다니게 한다.
그런 얘기를 들을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긴 한 것일까?', '아이의 재능이 보여도 그것이 부모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면 애써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아이로 키우려는건 아닐까?'
선행 학습과 학원을 많이 다니는 아이들은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를 하느냐 정말 시간이 없다. 친구와 놀 시간도 없는 아이에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 속에서 자신이 기꺼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마침 오늘 유튜브에서 김민식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적어본다. 무지 엄했던 아버지께서 김민식 PD 학창시절에 "이 두가지만 잘하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을거다." 라고 말씀하시며 보낸 학원이 있었는데, 바로 '주산'과 '펜글씨'였다. 그 두가지는 김민식님의 아버지가 80년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한 기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컴퓨터가 상용화 되면서, 그 두가지 기술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술!'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ㅎㅎ 적어도 김민식PD 본인에게 말이다.
우리가 부모의 잣대와 권력으로 "이게 다 너를 위해서야" 라며 힘들게 배우게하는 많은 것들이 미래에 어떤 가치로 남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인공지능으로 급변하는 미래에서는 '억지로 배운 주산과 펜글씨' 처럼 쓸모 없는 지식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제 부모들이 그 누구보다 먼저 '용기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주위를 살피며 불안한 마음으로 '내 아이도 공부 잘하는 저 아이와 같은 배를 태워야지.' 라는 생각을 버리고 '스스로 배를 만들고 항해해 나갈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는 용기 있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난 우리 아이들에게 시간을 많이 주려고 한다. 작은 것이라도 내 욕심이 아닌 아이의 생각으로 결정하려고 한다. 아직 덜 성장한 분별력으로 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것에는 부모의 도움과 경계가 필요하겠지만, 그 외의 것들에는 많은 자유를 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 생기면 함께 호응해 주고 지지해 주려한다.
분명 흔들리고 불안한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럴 때면 웃으며 다시 '김민식PD의 주산과 펜글씨'를 떠올려 보자. 부모님에게 반항하고 등짝을 맞아가며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꾸준히 즐긴 사람들이 결국 성공하는 시대가 왔고, 그 컨텐츠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변의 요구에 맞추고 정확히 균형을 맞추며, 다른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이 땅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별나고 다른 조각, 어쩌면 이상하고 작은 조각, 요컨데 '존재'하는 커다란 모자이크에 투박하고 뭉툭한 자아를 더할 뿐이다. 신의 뜻대로 우리는 하루하루 더욱 더 우리 자신이 되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모에게 꼭 필요한 리더의 자질이 있다. 브레네 브라운이 정리한 '대담한 리더십' 16가지 중에서 내가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01. 건전한 분투, 공감, 자기연민을 권장한다.(북액션)
반대로 말하면 구성원에게 완벽한모습을 기대하며 비난하고, 성취나 성과에 대해서만 칭찬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완벽주의는 성공의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듯이, 완벽주의는 성공을 방해한다. 완벽주의는 우울과 불안, 중독과 마비, 기회의 상실 등과 관계가 있다. 실패하고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기 못해 비난 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채, 우리는 건전한 경쟁과 분투가 전개되는 경기장 밖에서 서성댄다.
위에서 얘기 했듯이 나는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서는 완벽해지려 애쓰며 살았다. 매일 긴장하며 누군가를 신경쓰면서 말이다. 그렇게 애써보았자 완벽해 지는 건 없었고, 두려움만 커진다는 것을 모른채 나를 다그치며 살았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니 이제서야 나를 이해 할 수 있었다. 그게 얼마나 잘못된 일이었고, 나를 힘들게 했다는 것을.
요즘은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내가 되려고 많이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20년간 나를 향해오던 비난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았고, 그중 제일 바꾸고 싶은 것은 아이에게 화내고 비난하는 나의 모습이다. 잘못된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왜 반복하는 것일까? 아이에게 쌓인 '화'와 '비난의 언어'는 사라지지 않고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텐데.
상처의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건 부모님이 나에게 낸 상처 때문이야" 라며 남편과 자신에게 애써 변명하던 것을 멈추자. 그것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잘못에 면죄부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내가 비난하고 혼내는 일들의 대부분이 '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경우가 많다. 아이에 대한 이해심을 넓혀주고, 여유있게 기다려주자. 그리고 바로 잡을 부분이 있다면 비난과 큰소리가 아닌 논리로 설득하고 대화하자.
다행히 이렇게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너무 많은 도움이 된다. 정말 신기한 것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훈육할 필요가 있을때, 읽고 있는 책이 그 상황에 맞는 조언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아이에게 책의 내용을 들려주면서 어떤 지혜를 발휘해야 옳은지 설명해 주면, 엄마의 잔소리 보다 잘 받아들이고 이해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어휘와 논리를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건전하고 즐거운 대화도 문해력이 있고,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즘 책을 읽으며 체득하는 중이다.
이렇게 공부하면서 나도 마음 수양을 하고, 우리 아이에게는 '건전한 분투, 공감, 자기연민'을 권장하는 부모가 될 것이다. 내가 먼저 취약성을 드러내고 용기를 가질 때 우리의 아이도 그런 모습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의 강의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너는 불안전하고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할 테지만, 그래도 사랑받고 소속될 가치가 있어. 너는 이미 충분해.」 우리 모두가 아이를 이렇게만 키운다면, 이 세상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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