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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MKYU 북드라마

#2. 북 드라마 _테드, 미래를 보는 눈

by 앤쏭 2020. 1. 17.

TED 테드란? 미국의 비영리 재단 새플링(sapling)에서 운영하는 T(technology) 기술 , E(entertainment) 엔터테인먼트, D(design) 디자인의 앞글자를 따서 명명한 공개 강연회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초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불안한 현대인에게 테드에 담긴 미래의 풍경과 메시지를 전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인지를 제시한다.

<p7> 테드가 지향하는 모토는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입니다. 우리는 테드 강연을 통해 앞으로 직면하게 될 미래의 풍경들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SF영화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에 우리가 겪게 될 일상, 미래에 고민해야 할 숙제, 미래의 기술이 열어갈 신세계의 모습이 테드에 담겨 있습니다.

가끔 테드를 유튜브에서 시청한 적이 있다. 책이나 기사를 보다가 궁금증이 생겨 검색해봤던 몇 편이 전부이다. 그런데 테드 홈페이지에 2천 건이 넘는 테드 강연이 올라와 있다고 한다. 세계의 '널리 퍼져야 할 중요한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강연회를 진행하고, 무료로 볼 수 있었음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요즘 '포노사피엔스'나 '에이트' 같은 미래 전망 서적을 읽어보면, 미래의 모습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필수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테드의 강연 중에 또 다시 선별하여 저자의 관점을 담아 소개하는 '테드, 미래를 보는 눈'은 읽는 내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각 강연마다 QR코드가 나와있어 동영상을 보고 싶을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책만 읽어도 중요 부분을 잘 정리해 놓아 좋았지만, 동영상을 통해 원 강연을 본다면 또 다른 재미와 배움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 책에 소개 한 49가지 강연 중 내가 흥미롭게 본 3가지 강연을 정리해 본다.

당당한 파워포즈가 파워를 낳는다 <P31>

https://www.ted.com/talks/amy_cuddy_your_body_language_may_shape_who_you_are

신체언어, 즉 비언어적 행동도 분명 일종의 언어이며 소통의 도구다. 우리는 상대방의 바디랭귀지를 보고 그 사람의 능력이나 태도를 판단한다. 이런 판단은 누구를 고용할지, 승진시킬지, 혹은 데이트 신청을 할지 말지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바디랭귀지가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인식까지도 바꾼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행복할 때 미소를 짓지만, 반대로 입에 펜을 물고 억지 미소를 지어도 행복감이 느껴진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힘(power)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힘이 있는 사람들은 어깨를 쫙 펴고 당당한 자세, 일명 '파워 포즈'를 취한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의도적으로 파워 포즈를 취하면 힘이 없던 사람도 자신의 힘이 더 세진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왜 그럴까? 커디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이것은 파워 포즈가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지개를 켜듯 두 팔을 하늘로 뻗거나 다리를 최대한 벌리는 힘 있는 '하이포즈'를 2초 동안 취하면 테스토스테론(일명 '남성호르몬')이 20% 증가하고, 코르디솔은 25%(스트레스 호르몬) 감소했다. 반면에 소극적인 동작. 즉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팔짱을 끼거나 웅크린 채 턱을 괴는 '로우 포즈'는 테스토스테론이 10% 감소하고, 코르티솔이 15% 증가했다.

"우리 몸은 마음을 바꾸고, 우리 마음은 행동을 바꿉니다. 또한 행동은 결과를 바꿉니다."

자신감 있는 태도와 행동이 몸에 베인 사람들이 있다. 어쩐지 그런 사람들은 말투에도 힘이 있고 당당하다. 그럴 때 내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왠지 그 사람의 능력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 하고 궁금증이 일어난다. 이런 선입견을 갖는 것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당연한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일부러 하이 포즈를 취함으로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인간관계에는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 항상 당당한 자세를 취한다면 나 자신의 자신감도 높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좋은 시선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자리에 서게 되는 경우 긴장감이 많이 생긴다. 그럴 땐 움츠려 있지 말고 의식적으로 당당한 하이포즈를 취해야겠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좋을 화장실에서 '하이포즈'를 2분간 지속하며 긴장감을 낮추고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이 영상을 보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긍정적인 효과와도 연계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밖으로 나가서 운동하라는 처방'을 가장 먼저 한다고 하는데, 운동할 때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하이포즈를 하게 된다. 몸을 펴는 여러 스트레칭 동작과 근력 강화 운동을 할 때도 '하이포즈' 자세가 나온다.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도 몸도 상쾌해지는 것이 이런 호르몬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정말 여러 가지로 불안감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대이다. 남편과 딸에게도 이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야기했다.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때에는 '하이포즈'를 의식적으로라도 해보자고. 동작만으로 마음과 몸에 힘을 실어주는 '하이포즈', 결국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바이오닉스로 부활한 댄서의 꿈 <p312>

https://www.ted.com/talks/hugh_herr_the_new_bionics_that_let_us_run_climb_and_dance

바이오닉스(bionics)는 생물학(biology)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우리말로는 생체공학 혹은 생체 정보공학이라 한다. 생물학과 전자공학의 원리를 적용해 신체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장치를 만드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흔히 말하는 융복합 기술의 대표 주자다.

<600만 불의 사나이><소머즈><로보캅>등 첨단기술의 도움으로 초인적 능력을 갖게 된 이들 슈퍼히어로들은 더 이상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바이오닉스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현실에서도 바이오닉 교수, 군인, 경찰관들을 만날 수 있다. 급기야 바이오닉 댄서까지 등장했다.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의 미디어랩 바이오메카트로닉스 연구팀을 이끄는 휴헤어(Hugh Herr)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오닉스 분야의 선구자다. 그는 기술의 힘으로 모든 장애를 없앨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신경이식을 통해 시각장애자가 앞을 볼 수 있고, 다리 마비 환자가 외골격 신체, 즉 인공 의족을 이용해 걸을 수 있는 세상 말이다. 헤어 교수가 직접 개발한 인공 의족은 장애와 비장애의 간극을 메우고, 인간의 신체적 잠재력을 극대화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맞다. 그의 직업은 암벽 등반가였는데 1982년 1월, 뉴햄프셔주 워싱턴산에 있는 헌팅턴 계곡에서 빙벽 등반을 하던 중 심한 눈보라를 만났고, 그때 입은 동상으로 양쪽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 했다. 그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순전히 다시 등반을 하기 위해서였다. 대학 석박사 학위 이후 바이오닉스 의족 개발에 매진했고, 지금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의족을 착용하고 다시 산에 오른다고 한다.

장애인인 그가 자신이 만든 의족으로 테드 강연장에서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며 강연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감동적이다. 실제로 뛰는 시범을 보여주기도 하였는데, 뛰는 동작에서 어색함을 찾을 수 없었다. 또한 2013년 보스턴테러 사건으로 왼쪽 다리를 잃은 하슬레-데이비스라는 전직 댄서 여성에게 바이오닉스 의족으로 다시 춤을 출수 있게 해 주었다. 휴헤어 교수가 테드 강연을 마친 무대에서 그녀는 사고 후 첫 댄스공연을 갖게 된다. 춤이 끝나고 관객이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에서 얼마나 벅찬 감동의 눈물이 나왔는지....

두 다리가 잘린 자신의 장애를 비관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이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준 그의 노력과 헌신이 존경스러웠다.

"그 무엇도 인간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그의 신조처럼 나의 꿈을 향한 의지도 다시 한번 불을 뿜게 만들어준 멋진 영상이었다.

 

데스밸리에 빠진 교육<P 234>

https://www.ted.com/talks/sir_ken_robinson_how_to_escape_education_s_death_valley

인공지능 시대가 점점 현실화되어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도 좋지만 그 이면의 부작용 때문에 장점보다는 두려움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점이 가장 두렵다. 계산대 직원부터 은행, 약사, 증권가, 의사까지 벌써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에게 인간의 직업을 내어주고 있다.

이런 두려움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최대한 천천히 오기를 바라보지만, 인공지능의 미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인공지능에게 나의 직업을 빼앗기지 않게 최대한 방어하고, 다른 대체 직업을 갖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은 이제 온 지구인에게 내려진 숙제가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어찌 바라보아야 할지... 아직도 우리 공 교육은 대학을 가기위한 목표 아래 틀에 맞춘 암기식 교육을 하고있다. 게다가 서울의 상위권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이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현재도 이런 상황인데 같은 시스템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생각만으로 한숨만 나온다.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을까?' 인공지능을 대체 할 수 있는 교육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라는 의문만 가득하다.

이제 정말 공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부모 개인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니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서 아이들의 교육 시스템 혁신이 시급하다.

로빈슨 경은 지금의 교육제도가 '창의적 사고가(thinker)'보다는 '성실한 노동자(goodworker)'를 키우는 데 집중되어있음을 지적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유물이라는 말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지금의 교육제도는 더 이상 생명이 자라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로빈슨 경에 따르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3가지 원칙이 있다. 그런데 현재의 교육제도는 대부분 그 원칙들과 상충된다.

첫 번째 원칙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의 교육은 다양성 대신 획일성에 함몰되어 있다. 아이들의 적성과 선호를 무시하고 모든 아이들을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이라는 매우 좁은 스펙트럼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호기심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이다. 만약 아이들의 호기심에 불을 붙일 수 있다면 아이들은 아무런 도움 없이도 스스로 배운다. 

세 번째 원칙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창조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매 순간 여러 대안과 가능성을 상상하면서 자신의 삶을 창조하고, 또 계속해서 재창조해나간다. 교육의 역할은 이런 창의성의 힘을 일깨우고 발전시키는 것이지, 사전에 짜여진 틀에 맞추어 표준화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선천적으로 다양한 개성과 호기심을 지니고 창조적으로 태어나는 인간이 학교라는 제도 안에서 정형화되어간다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아이들 각각의 개개인성을 존중하고, 인공지능에게는 없는 창조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학습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바뀐 교육 혁명 안에서 학교와 부모가 같은 방향으로 노력할 때 미래의 사회에 우리 아이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자세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을 배웠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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