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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평>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by 앤쏭 2019. 12. 3.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새로운 나를 만드는 여행법>

요즘 영어공부를 하면서 자유여행에 대해 자주 꿈꿔본다. 난 해외여행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몇 번 해본 것도 모두 여행사 패키지였다. 겁도 많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꼼꼼한 성격인지라 준비가 안된 상태로 해외 자유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에게 해외여행의 준비란 바로 '영어회화'였다. 

매번 작심 삼일이던 영어 공부에 불을 지핀 것도 자유여행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둘째도 이제 슬슬 데리고 다닐 만한 나이가 되었으니..........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자유롭고 재미난 여행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니 여행 관련 책들이 읽고 싶어져 서점에 갔다. 둘러보니 김민식 PD의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가 눈에 띄었다. 강의와 블로그 글로 가끔 만나는 김민식 PD는 나에게는 좋은 느낌의 사람이다. '밝고 유쾌하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사람'.  그런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준 것이 모두 '여행'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여행 에피소드 55개를 담은 책을 냈다. 목차를 살펴보니 에피소드 제목들이 다 명언이다~ 이런 명언 같은 경험들이 모두 여행으로 얻어지는구나....  어떤 내용일까? 읽기 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매일같이 걸음으로써 나를 마주한다.<p19>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걷기 여행의 즐거움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예요. 멀리 있는 히말라야나 산티아고를 그리워하는 대신 집 근처 산을 자주 걷습니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함을 새록새록 되새기며 삽니다. <중략>

제게 걷기는 명상 수련입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 산길을 걷거나 주말 아침 산책길에 나섰을 때,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어요.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깨달은 다음에는, 고민을 끝내고 그 '일'을 반복합니다. 지금 이 책을 읽는 당신은 무엇을 하는, 누구인가요?

매일 아침 운동으로 빠르게 걷기 혹은 조깅을 하곤 했다. 근데 운동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땀나게 하려니 여름에는 덥기고 하고 어떤 날은 귀찮기도 하고.... 그렇게 며칠 몇 달을 건너뛰기도 했다. 그러다 생각을 바꾸어 "그냥 산책이라도 하자.  산책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힘들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거야."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 부담이 덜 해서인지 컨디션이 많이 나쁘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 아침 산책을 습관화하고 있다. 

아이 둘을 모두 등원시키고 그 길로 산책길에 나선다. 산책 시작 후 한동안은 좀 전의 분주했던 정신 상태가 정리가 안 되어 이런저런 자잘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날아다닌다. 그렇게 십분~이십 분 걷다 보면 마음과 정신에 고요한 상태가 오면서 깊은 사색의 시간이 찾아오게 된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명상의 시간이 나에게도 찾아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고, 복잡했던 생각들은 정리가 되고,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긍정적인 계획도 세워본다. 이렇게 걷다보면 정말 긍정의 기운이 나를 감싸는 기분이 든다. 그 기운을 집으로 가져와서 영어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집안 살림도 즐겁게 하게 된다. 오롯이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이렇게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만들지 않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값진 시간이다. 

돈이 없다고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p82>

저는 극단적인 짠돌이의 삶을 삽니다. 술, 담배, 커피를 즐기지 않아요. 후배가 회사 휴게실에서 만나자고 하면, 사무실에 있는 티백으로 녹차를 타서 머그잔에 들고 갑니다. 매점에서 커피를 팔기도 하지만 저는 소비에 익숙한 삶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김민식 PD의 블로그는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다. 이 책에도 여행비를 아낄 수 있는 많은 tip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짠돌이 마인드'가 나에게는 너무 건강하고 좋게 느껴진다. 이 좋은 여행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 지속 가능한 여행자의 삶을 살기 위해서 평소의 삶을 짠돌이로 살고, 여행 경비는 최대한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여행한다. 정말 돈이 없다고 못 즐기는 것이 아니다.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고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고, 조금 더 발품을 팔며 다니는 작가의 여행을 들여다보면 내가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떠난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반성하게 된다. 발상의 전환과 짠돌이 여행 tip을 많~~ 이 알려준 김민식 PD에게 참 감사하다. ^^

짠돌이 여행기인지라 책에는 트래킹과 자전거 여행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여행지마다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계속 뿜 뿜~~~ 했는데, 특히 자전거 여행을 해 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올라왔다.

<p277> 자전거로 동해안을 따라 샅샅이 훑고 가니까 놓치는 풍광이 없어요. 자전거는 가다가 멋진 풍광이 보이면 바로 세울 수 있어요. 기차를 타거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주변 풍광이 멋지다고 바로 멈출 수가 없잖아요? '야, 저기 좋은데?' 하는 순간 이미 지나가 버린 후지요. 자전거는 '아, 좋은데?' 하면 바로 세울 수 있어요. 자전거 여행의 또 한 가지 장점이 느리지만 멈춤의 미학이 있다는 거예요. 

아름다운 자연을 들여다보는 것이 취미인 남편과 함께 자전거로 여행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초보들에게 추천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은 우리 아이들과도 해 보고 싶다. 풍경이 멋지면 멈춰서 하염없이 바라보다, 힘들면 쉬면서 간식도 나누어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는 건강한 자전거 여행을 상상해 본다. (실상은 아이들과 어떤 고생이 펼쳐질지 모를 일이지만;;;) 둘째가 두 발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는 날이 빨리 오게~ 스파르타~~ 훈련이라도 시켜볼까~~?? ㅎㅎ

인생이든 여행이든 오는 데로 받아들인다. <p288>

"생로병사가 모두 모여 인생인데, 앞의 좋은 것만 취하고 뒤엣것은 버린다는 건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 않을까?"
여행도 그렇습니다. 좋은 날씨, 좋은 경치만 쏙 빼먹고 내뺄 순 없어요. 여행에서 고난이 닥치면 깨달음이 오고 배움이 생깁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달립니다. 인생이든 여행이든, 오는 대로 받아들이려고요. 

김민식 PD의 프로필을 보면 이분도 힘든 시간이 참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고난의 순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끌어 내는 힘이 수많은 여행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낯선 곳에서의 색다른 경험 들은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힘든 여행지에서조차 즐거움을 찾았던 것처럼 어떤 어려움이 와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겨내고,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 사람..... 삶을 여행처럼 언제나 재미있고 가슴 뛰게 사는 김민식 PD의 여행기에 한껏 빠져든 시간이었다.

그리고.....  또한 가슴 뛰는 여행은 멀리 있지 않다. 내 하루하루가 내 인생에서의 즐거운 여행이다. 즐겁게 신나게 알차게 하루를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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