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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튤립아 고마워

by 앤쏭 2020. 3. 10.

이번 설 명절에 시댁 큰집에서 튤립 구근을 얻어 왔는데, 그중 한 개가 꽃을 피웠다.

구근 모양이 너무 귀여워, 그중에 한 개만 수경 재배를 했었는데, 흙에 심은 아이들보다 일찍 자라더니 꽃 봉오리를 맺었다. 다른 구근들은 아직 5센티 정도 올라왔을까? 근데 자세히 보니 흙에 심은 아이들은 영양분을 먹으며 내실을 기하고 있는지 올라오는 잎사귀가 굉장히 굵었다. 

줄기도 휘어지고 연약하게 자라 벌써 봉오리를 맺은 것이 가엽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라도 영양분을 제대로 먹으라고 화분에 옮겨 심어 주었다.

옮겨 심는 내내 참견을 하시더니, 아가 튤립이 예쁘다며 향기를 맡아보고 뽀뽀도 해주는 둘째. 네가 더 예쁘당.ㅋ

처음부터 흙에 심어 준 튤립들은 얼마나 튼튼하게 자라 굵은 줄기와 큰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아직 웅크리고 있는지....

낮에 찍은 사진이 예뻐 한참 보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도 화분 속의 튤립처럼 천천히 키워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서 욕심 내지 말고 천천히....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진짜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아 줄 때까지 기다려 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튤립의 흙과 같이 사랑의 양분을 마음껏 받으며, 내면부터 속이 꽉 차게 자라나는 아이로 말이다. 

 

코로나로 모든 것이 지치는 요즘이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나름의 예쁜 꽃을 피워 낸 튤립을 보면서 기분도 좋아지도 힘도 났다. 

근데 요즘 두 아이들과 종일 붙어 있으려니 힘이 들어 사랑의 양분을 많이 못 준 듯하다. 흠흠... 반성하고 ^^ 오늘은 맛난 거 많이 해 먹으면서 사랑의 폭탄 발사해 주어야지.

튤립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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