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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준비해온 대답_ 김영하

by 앤쏭 2020. 5. 28.

 

 

#책리뷰#오래준비해온대답#김영하#복복서가

 

 

나는 보고 들은 진기한 것들에 대하여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보태 적는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으로 흘려보낸다.

 

 

김영하의 여행 에세이. 10년 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10년 전 출간되었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를, 10년의 세월이 지난 작가의 생각을 더해 재 출간하였다.

 

 

 

이 책을 읽으며 김영하 작가가 여행하였던 시칠리아에 푹 빠져 들었다. 아니 다시 말하면 김영하 작가라는 필터를 거쳐 다시 태어난 시칠리아에 빠지게 된 것이 맞을 것이다. 시칠리아 곳곳의 역사, 유적지, 문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전하는 그 속에 김영하의 지식과 사상이 드러나고, 어린 시절의 추억과 지나간 시간들이 되살아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작의 제목이 자꾸 떠올랐다. ‘여행의 이유’…… 정신 없이 많을 곳을 다니며, 의미 없이 많은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여행 속에서 자꾸 나를 발견하고 삶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구나….. ‘나를 만나는 슬로우 여행을 해야 하는구나….

 

 

 

우리 인생의 어떤 순간에는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자기 운명에 대한 예언이 된다.

 

훌륭한 인간이란 많은 것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 많은 것이 잘 지나가도록 자신을 열어두는 사람이다. 본래의 자신이 아닌 그 어떤 것을 생성하게 될 때, 인간은 성숙하고 더욱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어떤 풍경은 한 인간의 가슴으로 들어와 맹장이나 발가락처럼 몸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가볍게 전해줄 수 없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그런 풍경을 다시 보게 될 때, 우리 몸의 일부가 갑자기 격렬히 반응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김영하의 여행기 속에 나의 추억들을 꺼내어 본다. 나의 몸에 일부가 되어 남아 있는 가슴 뛰는, 아련하게 아름다운 추억들…. 정말 사진 한 장으로 그 아름다움이 표현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속에 몸 속의 일부가 되어 남아 있는 느낌을 느껴본다. 

 

 

<오래 준비해온 대답> 나에게 생소했던 '시칠리아'를 작가의 감성을 느끼며 곳곳을 안내받은 느낌이 들었다. 유적지와 역사 공부도 더불어 할 수 있었고, 여행지에서 느낀 그의 세상, 사람, 풍경 속에 함께 젖어들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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